서론
1.1 SPM 역사
주사 탐침 현미경(Scanning probe microscope, SPM)의 역사는 1981년 Gerd Binnig와 Heinrich Rohrer가 최초의 SPM 모드인 주사 터널링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STM)[1]을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STM의 개발을 통해 원자 수준의 해상도를 구현함으로써 198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같은 해, 원자간력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e, AFM)[2]이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SPM의 응용 범위는 전기 전도성 물질을 넘어 절연체 표면까지 확대되었다.
SPM은 이후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급격한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으며, 초기의 단순한 표면 형상(Morphology) 분석을 넘어서, 표면 마찰 특성, 물리적/기계적 특성, 전기적 특성, 자기적 분포 등 재료의 다양한 국부 물성 분석이 가능한 핵심 분석 기술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물질의 나노 구조 제어 및 분석이 중요시되는 현대 소재 과학 및 나노기술 분야에서 SPM은 필수적인 기술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1.2 SPM 소개
대부분의 표면 분석 기술은 구동 원리와 분석 신뢰성 확보를 위해 고진공 환경을 요구하며, 시료 전처리 등의 추가적인 준비 과정이 필수적인 제약을 지닌다. 예를 들어, 주사 전자 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의 경우, 시료 표면이 전자 전도성이 확보되어야 하므로 대부분이 절연체인 유전체(Dielectrics)의 경우 금속 코팅 등의 표면 처리가 필요하다. 반면, SPM은 캔틸레버(Cantilever) 끝에 부착된 탐침(Tip)과 시료 표면 간에 작용하는 인력 또는 척력 기반의 상호작용을 측정 원리로 하여, 상온 및 대기압 조건에서도 시료 측정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탐침 끝의 크기는 수 nm에서 수백 nm이며, 탐침 끝의 원자와 시료 표면의 원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원자 수준의 정밀한 영상화가 가능하다.
SPM은 분석 방식에 따라 접촉 모드(Contact mode)와 비접촉(Non-contact) 및 간헐적 접촉(Intermittent contact 혹은 Tapping) 기반의 동적 모드(Dynamic mode 혹은 AC mode)로 구분된다. 접촉 모드에는 시료 표면의 형상을 정밀하게 영상화하는 AFM, 표면 마찰 특성을 분석하는 횡력 현미경(Lateral force microscope, LFM 또는 Friction force microscope, FFM), 결정 방향에 따른 마찰 이방성을 측정하는 횡 전단 현미경(Transverse shear microscope, TSM), 시료의 전기적 전도 특성을 분석하는 전도성 AFM(Conductive AFM, C-AFM), 전기적 분극 상태 및 강유전 도메인(Ferroelectric domain)을 영상화하는 압전 감응 힘 현미경(Piezoresponse force microscope, PFM), 이온 수송 및 화학 반응의 변위를 분석하는 전기화학 변위 현미경(Electrochemical strain microscope, ESM) 등이 포함된다.
동적 모드인 AC 모드에는 정전기력, 표면 전하 및 표면 전위를 측정하는 정전기력 현미경(Electrostatic force microscope, EFM), 켈빈 프로브 힘 현미경(Kelvin probe force microscope, KPFM 또는 Scanning Kelvin probe microscope, SKPM), 자기력을 활용해 자기 도메인(Magnetic domain)을 영상화하는 자기력 현미경(Magnetic force microscope, MFM) 등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SPM은 단위 격자(Å) 수준의 2차원 소재부터 수 mm 두께 수준의 벌크 시료까지, 표면 조도(Roughness)가 탐침의 높이 조절 범위 이내에 있는 한 두께에 제약 없이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온도 및 습도 조절이 가능한 환경 모듈을 활용하거나 액상 환경에서 측정을 수행할 수 있어, 금속, 유전체, 고분자, 바이오 물질(DNA 포함) 등 다양한 재료군의 나노스케일 물성 분석에 있어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SPM의 기본 작동 원리와 더불어, 다양한 분석 모드의 특징 및 적용 가능성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본 논문에서 다루지 못한 자세한 SPM의 구동 원리 및 메커니즘은 다른 문헌들에서 참고할 수 있다.[3]
SPM 원리
2.1 SPM 구조
SPM은 크게 (1) 시료를 올려 놓고 X, Y축 방향으로 움직이는 XY 스테이지, (2) 탐침 역할을 수행하는 캔틸레버, (3) 캔틸레버를 지지하는 캔틸레버 홀더, (4) Z축 방향의 정밀 위치 조절이 가능한 액추에이터를 포함하는 헤드, 그리고 (5) 장비 전체의 구동 및 신호 처리를 제어하는 컨트롤러로 구성된다(Fig. 1(a,b)). 대부분의 상용 장비 제조사들[예: Asylum Research(미국), Park Systems(대한민국), Nanosurf(스위스)]은 이러한 기본 구성을 채택하고 있으며, 일부 모델[예: Bruker(독일)]에서는 압전 튜브 스캐너를 활용하여 시료 스테이지 자체가 X, Y, Z축 방향으로 이동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Fig. 1.
(a) Schematic illustration of Scanning probe microscope (SPM) operation in AC mode. (b) Schematic illustration of Optical beam deflection operation. (c) Schematic illustrations of motions of the cantilever and the sample-stage. (d) Schematic illustration of motions of the Z actuator and the oscillating cantilever in the tapping mode scan. e, Schematic illustration of the oscillating cantilever with the laser signals in Position-sensitive photodiode (PSPD) and the deflection signal as a function of time and amplitude and phase curves as a function of frequency calculated by the fast Fourier transform.

SPM의 핵심 구동 원리는 광학 빔 편향(Optical beam deflection, OBD)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633 nm 파장의 적색 레이저(Class 2)가 헤드에서 출사되어 캔틸레버상단 표면에서 반사된 뒤, 반대편에 위치한 광전 다이오드(Position-sensitive photodiode, PSPD)로 입사된다(Fig. 1(b)). 시료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캔틸레버가수직 또는 수평 방향으로 변형되면, 반사된 레이저의위치가 PSPD 상의 Y축 위치(Deflection) 및 X축 위치(Lateral)에서 달라지게 되며, 이로부터 변위 신호가 정량적으로 측정된다. 이러한 원리를 기반으로 캔틸레버의 미세한 움직임을 고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점이 OBD 기술의 핵심이다.
SPM의 스캔 원리는 다음과 같다. SPM 장비에서 XY 스테이지는 시료를 X 및 Y축 방향으로 이동시키며, Z 스테이지에 연결된 헤드는 캔틸레버의 수직 위치를 조절한다(Fig. 1(a,c)). 즉, 스캔 과정에서 캔틸레버는 Z축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시료가 수평 방향으로 움직인다(Fig. 1(c)). SPM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라인을 2번(Trace, Retrace) 스캔한 뒤 다음 라인으로 이동하여동일 과정을 반복하여 2개의 스캔 이미지(Trace, Retrace 이미지)를 얻는다(Fig. 1(d)).
한 라인을 2번 스캔하는 방향을 고속 스캔 방향(Fast scan direction), 그에 수직으로 다음 라인으로 넘어가는 방향을 저속 스캔 방향(Slow scan direction)이라한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Trace 이미지와 Retrace 이미지를 모두 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접촉 모드 AFM 스캔에서는 캔틸레버가 시료를 일정한 하중(Loading force)으로 누르면서 스캔(Constant deflection mode)한다. 캔틸레버의 하중은 캔틸레버의수직 변형의 크기(Deflection 값)에 선형적으로 비례하며, 컨트롤러는 이 Deflection 값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피드백 제어를 수행한다. 시료 표면의 높이가 위치에따라 달라짐에 따라 Deflection 값도 변하는데, 이를보정하기 위해 Z 액추에이터가 작동하여 캔틸레버의 높이를 조절한다. 예를 들어, 스캔 중 시료 높이가 증가하면 캔틸레버가 +Z축 방향으로 더 크게 휘어져 Deflection 값이 커진다. 이때, PID 제어기(Proportional-Integral-Derivative controller)는 Deflection 값을 감지하고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를 통해 Z 액추에이터를 수축시켜 캔틸레버를 상승시킨다. 이로써 캔틸레버의 휘어짐이 줄어들고, Deflection 값은 설정된 기준인 셋포인트(Setpoint)로 유지된다.
AC 모드에서는 캔틸레버 홀더 내에 장착된 압전 액추에이터(Shake piezo)가 캔틸레버를 물리적으로 진동시켜 수직 방향 공명 진동(Resonant oscillation)을 유도한다(Fig. 1(a)). 캔틸레버는 일정한 진폭(Amplitude)으로 진동하며, 이에 따라 PSPD의 Deflection 값도 주기적으로 변한다(Fig. 1(e)). 진동하는 캔틸레버가 시료 표면에 가까워지면, 시료-탐침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진동 진폭이 감소하게 된다. AC 모드에서도 진폭 크기(Deflection 값)가 미리 설정된 셋포인트를 유지하도록 피드백 제어를 통해 Z 스테이지의 높이를 조절하면서 스캔한다(Fig. 1(d)). 시간에 따른 캔틸레버의 Deflection 값의 변화를 고속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nsform)을 통해 분석하면, 주파수에 따른 진폭과 위상 곡선을 얻을 수 있다. 탐침과 시료 사이 인력이 작용하면 자유 공명 주파수(f0)에서의 진폭과 위상(Phase) 곡선이 저주파(f’0)로, 척력이 작용하면 고주파(f’’0)로 이동한다(Fig. 1(e)).
2.2 탐침-시료 상호작용
탐침과 시료 간의 상호작용은 탐침-캔틸레버 시스템을 단순화한 질량-스프링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탐침과 시료 사이에는 Lennard-Jones 포센셜에 기반한 인력 및 척력이 작용하며, 이 포센셜을 거리별로 미분함으로써 탐침에 작용하는 힘-거리 곡선(Force-distance, F-d curve)을 도출할 수 있다(Fig. 2(a)). SPM 모드에 따라 작용 거리 및 상호작용의 힘의 종류가 달라진다. AC 모드 중 비접촉 모드에서는 탐침과 시료가 실제로 접촉하지 않는 거리에서 인력이 주로 작용하며, 태핑(Tapping) 모드에서는 탐침이 시료에 간헐적으로 접촉하면서 인력과 척력이 번갈아 발생하나 주로 인력이 지배적이다. 반면, 접촉 모드에서는 탐침과 시료가 지속적으로(Quasi-static) 접촉하여 주로 척력이 작용하게 된다. 특히, AC 모드의 평균 하중은 수 nN에서 수십 nN 수준으로 매우 작기 때문에 고분자, 바이오 물질 및 DNA 와 같은 기계적으로 연성한 시료의 분석에 적합하다.
2.3 캔틸레버
SPM 분석의 첫 단계는 시료에 적합한 캔틸레버의 선택이다. 대부분의 캔틸레버는 실리콘(Si) 또는 질화실리콘(Si3 N4) 웨이퍼에서 가공되며, 목적에 따라 상, 하부 표면에 다양한 코팅층이 추가된다. 캔틸레버 선택 시에는 (1) 스프링 상수(k), (2) 코팅 재료, (3) 탐침 끝의 반지름(r) 이 세 가지 주요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Table 1).
Table 1.
Examples of general SPM cantilevers.
Cantilever (Company) |
Spring constant (k) Free resonant frequency (f0) |
Coating material (Cantilever material) |
Tip radius (r) (Cantilever length) |
Principal use |
---|---|---|---|---|
Tap300-G (BudgetSensors) |
40 N/m 300 kHz |
Uncoated (Si) |
10 nm (125 µm) |
Non-contact mode Hard materials |
HQ:NSC18/Pt (MikroMasch) |
2.8 N/m 75 kHz |
Pt (Si3Ni4) |
25 nm (225 µm) |
PFM*, EFM**, KPFM*** |
PPP-EFM (Nanosensors) |
2.8 N/m 75 kHz |
Cr, Pt/Ir5(Si) |
25 nm (225 µm) |
PFM, EFM, KPFM |
PPP-CONTPt (Nanosensors) |
0.2 N/m 13 kHz |
Cr, Pt/Ir5(Si) |
25 nm (450 µm) |
Contact mode for soft materials |
CDT-FMR (Nanosensors) |
6.2 N/m 105 kHz |
B-doped conductive diamond (P-type) |
100 - 200 nm (225 µm) |
C-AFM**** |
MESP-V2 (Bruker) |
3 N/m 75 kHz |
CoCr (Sb-doped Si) |
35 nm (225 µm) |
MFM |
NM-TC (Adama Innovations) |
350 N/m 600 kHz |
B-doped conductive diamond (P-type) |
25 nm (125 µm) |
Tomography AFM***** |
스프링 상수는 캔틸레버의 길이의 세제곱에 반비례하며, 이 값에 따라 시료에 가해지는 하중 범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스프링 상수가 낮은 캔틸레버(예: 0.02-0.2 N/m)는 연성 시료를 접촉 모드로 분석할 때 적합하고, 높은 캔틸레버(예: 40-350 N/m)는 비접촉 모드나 강한 하중이 필요한 조건에서 사용되며, 중간 수준의 스프링 상수(2-10 N/m)를 가지는 캔틸레버는 다양한 SPM 모드에 범용적으로 활용된다.
분석 목적에 따라 코팅 재료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전도성 기반 분석 모드(C-AFM, PFM, EFM, KPFM 등)에서는 Pt/Ir, Cr/Ir, Au, 도핑된 다이아몬드 등으로 코팅된 캔틸레버를 사용하며, MFM에서는 CoCr 같은 자성 재료가 코팅된 캔틸레버가 사용된다.
SPM의 공간 분해능(Spatial resolution)은 탐침 끝 반지름에 크게 의존하며, 반지름이 작을수록 고분해능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다. 탐침 반지름은 코팅 재료가 없을 경우 10 nm 이하이며, 있을 경우 25-100 nm 정도가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고해상도 표면 형상을 얻으려면, 코팅되지 않은 매우 뾰족한 탐침을 가진 캔틸레버가 선호된다. 필요에 따라 좀 더 높은 퀄리티의 가공을 통해 탐침 끝 반지름을 줄이면서 전도성을 확보하는 공정을 거치기도 한다[예: Point probe plus (PPP) 시리즈 캔틸레버(Nanosensors)].
시료의 탄성률(Elastic modulus), 압전 상수(d33) 등의 특성 뿐만 아니라, 컨택 모드 SPM에서의 탐침의 하중, AC 모드에서의 캔틸레버의 진동 진폭을 정량적으로 계산하기 위해서는 SPM 실험에 앞서 캔틸레버의 보정(Calibration)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과정은 컨택 모드에서의 캔틸레버의 휘어짐 감도(Deflection sensitivity)와 AC모드에서의 진폭 감도(Amplitude sensitivity) 및 스프링 상수를 측정하는 것이다. 먼저 캔틸레버보다 경도(Hardness)가 현저히 높은 시료(예: 사파이어, Al2 O3)를 이용한 힘-거리 곡선 측정을 통해 역광학 레버 감도(Inverse optical lever sensitivity, InvOLS, nm/V)를 구한다. 이때 캔틸레버에 의한 시료의 압입(Indentation)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정확한 보정이 가능하다. 이후 캔틸레버의 고유 진동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열적 튜닝(Thermal tuning) 기법을 통해 스프링 상수(N/m)를 측정한다. 이러한 보정 값을 통해 실제 작용 하중 또는 진폭을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접촉 모드에서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하중이 계산된다.
AC 모드에서의 캔틸레버 자유 진동 진폭(Fig 1(e))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이때 진폭은 캔틸레버의 정상 위치에서 위 혹은 아래로 휘어진 변위 크기이다(Fig. 1(e)). 이와 같은 캔틸레버 보정 절차는 시료의 정량 분석뿐 아니라, SPM 실험 간 비교 분석 및 후속 물성 모델링의 정확도 향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접촉 모드 SPM
대표적인 SPM 접촉 모드에는 Force spectroscopy, LFM(혹은 FFM), TSM, C-AFM, PFM, ESM 등이 있다. 이 장에서는 접촉 모드 중 Force spectroscopy부터 원리와 응용 분야에 대해 차례로 설명한다.
3.1 Force spectroscopy
Force spectroscopy는 힘-거리 곡선(Fig. 2(b))을 측정함으로써 시료의 탄성률, 표면 접착력(Adhesion force) 등 시료의 다양한 기계적 물성을 측정할 수 있는 분석 모드이다.[4] 측정 원리는 다음과 같다. 시료 위에 있는 탐침이 Z 액추에이터로 인해 시료에 가까이 다가가면 인력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표면에 접촉(Snap-in)한다. 접촉 이후 Z 액추에이터가 더 내려가면, 캔틸레버는 시료의 탄성 변형 구간에서 내려간 거리에 따라 선형적으로 휘어지게 된다. Z 액추에이터가 다시 올라갈 경우 올라간 거리에 따라 캔틸레버는 반대로 선형적으로 휘어지며, 표면 접착력에 의해 순간 접착 높이 이상에서 탐침이 시료로부터 떨어지게 된다(Pull-off).
시료의 탄성 변형(Elastic deformation) 구간의 하중 내 압입(Indentation) 구간에서 곡선의 기울기를 통해 재료의 탄성률을 측정하며, 탐침과 시료가 떨어지는 과정에서는 표면 접착력과 접착 에너지, 그리고 에너지 소실(Energy dissipation)을 측정할 수 있다.[4] 또한, 탐침의 접근(Approach) 구간과 이탈(Retract) 구간의 차이를 통해 항복 거동(Plastic deformation)의 유무와 시료의 점탄성(Viscoelasticity)에 의한 에너지 소실을 계산할 수 있다.
Force spectroscopy 수행 시, 시료 특성에 맞는 캔틸레버 스프링 상수의 선택이 중요하다. 스프링 상수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미세한 힘 변화를 측정하기 어려워 연성 시료 분석에 부적합하고, 너무 낮을 경우, 경질 시료 분석 시 탐침이 지나치게 변형되어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 시료의 기계적인 특성 및 시료와 탐침 간 상호작용(탐침 형상)에 따라 적절한 접촉 모델을 적용하여 원하는 시료의 특성을 계산할 수 있다(Table 2).
Table 2.
Contact models of force spectroscopy.
3.2 LFM과 TSM
LFM은 시료 표면의 마찰 특성을 나노스케일에서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접촉 모드이다. 스캔 시 고속 스캔 방향이 캔틸레버 장축에 수직이며, 탐침이 시료 표면을 따라 움직일 때 탐침 끝에 생기는 마찰력이 캔틸레버의 수평 비틀림(Torsion)을 유도하게 된다. 이로 인해 Trace 및 Retrace 스캔 동안 캔틸레버가 좌우로 휘어지며, 반사된 레이저 빔의 PSPD에서의 X축(Lateral) 신호 변화로 감지된다(Fig. 3(a)).[5] 표면 마찰력이 큰 영역일수록 수평 기울임(Lateral 값)이 증가하며, Trace-Retrace 스캔 간의 Lateral 신호 차이(∆ Lateral)를 통해 마찰력의 상대적인 분포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표준 마찰 시편(예: Si, Mica)을 이용해 수평 기울임 보정을 수행하면, 마찰력(nN 범위)을 정량적으로 구할 수 있다.
Fig. 3.
(a) Principle of lateral force microscopy (LFM). Adapted from Jang et al. Sci. Rep. 2021;11;701,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5] (b) Friction and transverse shear domain images in a graphene flake on silicon oxide. Adapted from Gallagher et al. Nat. Commun. 2016;7;10745,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8]

각도 분해 LFM (Angle-resolved LFM)은 시료를 일정 각도 간격으로 회전시키며 LFM을 반복 수행하는 방법으로, 캔틸레버 장축 방향에 대한 시료 결정축의 상대각 변화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결정 방향에 따른 마찰 이방성(Frictional anisotropy)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2차원 물질(예: 그래핀, MoS2)과 같은 결정 방향에 따라 현저히 다른 마찰 특성을 가지는 소재의 결정 방향 추정에 유용하게 활용된다(Fig. 3(b)).[6] 마찰 진폭의 각도 의존성을 삼각함수로 피팅하여 면내 결정 방향의 추출도 가능하다.
LFM은 또한 다양한 상(Phase)으로 구성된 복합체(Composite materials) 시료에서 각 상간의 마찰 특성 차이를 기반으로 상을 식별하는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리튬이온 배터리 전극이나 세라믹 기반 복합체 등에서는 각 결정 상 또는 입자 크기에 따라 표면 마찰력이 달라지므로, LFM 신호를 통해 시료 내 구성 상의 분포를 영상화할 수 있다.[7]
TSM은 LFM과 측정 원리는 유사하나, 고속 스캔 방향이 캔틸레버 장축과 평행하도록 설정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때 발생하는 Trace-Retrace 스캔 간의 Lateral 신호 차이를 통해 횡 전단력(Transverse shear force)를 측정할 수 있으며, 마찰력과 달리 힘의 방향에 대한 양수 또는 음수의 값을 가진다. 따라서 TSM은 LFM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마찰 도메인(Frictional domain)을 보다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으며, 서로 다른 결정 도메인이 마찰 응답으로 구별되는 경우에 효과적이다. 특히, LFM에서는 동일한 마찰력을 갖는 영역이 실제로는 반대 방향의 전단 반응을 가지는 상일 수 있으므로, TSM을 병행하여 측정하면 각 도메인의 정확한 전단 응답을 식별할 수 있어 마찰 특성 분석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Fig. 3(b)).[8]
3.3 C-AFM
C-AFM은 전도성 물질 내 전도 경로의 시각화 및 전도 메커니즘 분석에 효과적인 측정 모드이다. 시료 하부 전극에 전압을 인가하면서 전도성 물질이 코팅 된 캔틸레버(상부 전극)의 탐침을 접지 상태(0 V)로 유지한 채 시료 표면을 스캔하면 시료 내부에 전기장(Electric field)이 형성되고, 상하 전극 사이로 흐르는 전류를 측정한다. 전도 경로가 존재하는 경우, 상하 전극 사이의 전하 운반 메커니즘에 따라 전류가 흐르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시료 내 전기적 이질성, 도메인 경계, 계면 구조 등을 고분해능으로 영상화할 수 있다(Fig. 4(a)).[9]
Fig. 4.
(a) Current maps of SiO/graphite composite anode samples before and after polishing and cycling (130 cycles). Adapted from Park et al. ACS Appl. Mater. Interfaces 2022;14(27);30639-30648, with permission of American Chemical Society.[9](b) I-V and F-d curves on a 2D hexagonal boron nitride film. Adapted from Ranjan et al. Sci. Rep. 2018;8;2854,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0] (c) Piezoresponse force microscopy (PFM) phase images, vector maps, current maps, and I-V curves measured on BiFeO3 nanoislands. Adapted from Yang et al. Nat. Commun. 2021;12;1306,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1] (d) Charge gradient microscopy (CGM) operation mechanism, PFM images and CGM current maps of a periodically poled poly(vinylidene fluoride-co-trifluoroethylene) [P(VDF-TrFE)] film. Adapted from Choi et al. Sci. Rep. 2016;6;25087,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3]

C-AFM은 일반적으로 nA에서 pA 범위의 미세 전류 측정이 가능하며, 고감도 모드인 Bruker사의 TUNA (Tunneling AFM)를 이용하면 fA 수준의 극미세 전류 감지도 가능하다. 또한, Dual gain 전류 증폭기 또는 이중 증폭 회로가 탑재된 캔틸레버 홀더를 활용하면 nA 및 pA의 전류 범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어, 고저항/저저항 영역이 공존하는 전도성 분포가 넓은 시료에서도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C-AFM은 단순 전류 분포의 영상화 외에도 I-V 곡선 측정 기능을 통해 특정 위치에서의 전도 메커니즘(Ohmic, Schottky, Tunneling 등) 분석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저항 메모리(Resistive random access memory, RRAM) 소자의 경우, 전기적 분극이나 필라멘트 형성에 따른 비휘발성 저항 변화를 국소적으로 측정하여 ON/OFF 스위칭 특성, 비선형성, 스위칭 전압 등을 평가할 수 있다(Fig. 4(b)).[10] 또한, 배터리 소재에서 활물질-바인더 간의 전기 연결성, 입자 간 경계 전도성, 고체 전해질 계면(Solid electrolyte interface, SEI) 분석 등에도 널리 응용된다. 한편, 강유전체 도메인 경계가 위상(Topology)학적인 분극 분포를 가질 경우 전기적 전도성이 내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예: Head-head, Tail-tail 도메인 경계)가 많으며, C-AFM 은 이러한 국소 도메인 경계 전도 특성을 시각화하는 데 유용하다(Fig. 4(c)).[11]
C-AFM 기술의 확장 기법인 전하 구배 현미경(Charge gradient microscope, CGM)은 강유전체와 같은 자발 분극(Spontaneous polarization)을 가지는 시료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CGM은 접지된 탐침으로 강유전체 시료를 높은 하중 하에 고속 스캔(수십 Hz)함으로써, 표면 전하 및 잔류 전하를 제거(Scraping)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류를 동시에 측정한다.[12,13] 이 기술은 강유전체 자발 분극과 관련된 전하 분포를 전류 맵 형태로 시각화할 수 있어, PFM 보다 도메인 구조를 신속하고 직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법으로 평가받고 있다(Fig. 4(d)).[13]
3.4 PFM
PFM은 시료에 전기장을 인가하여 발생하는 전기기계적 변위(Electromechanical strain)를 감지하여, 나노스케일의 분극 방향성과 세기를 분석하는 대표적인 SPM 모드이다. 특히, 강유전체 시료의 도메인 구조 관찰, 분극 전환 동역학 분석, 국소 압전 특성 평가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기본 원리는 압전체 또는 강유전체 시료에 전도성 탐침을 통해 사인파 교류 전압(Driving voltage, Vtip=V0 cosω t)을 인가하여 유도된 역압전 효과(Converse piezoelectric effect)에 의해 발생하는 표면 변위를 탐침을 통해 감지하는 것이다. Vertical PFM (VPFM)은 시료의 Z축 방향인 면외(Out-of-plane) 방향 분극의 압전 반응(Piezoresponse, pm 수준)을 캔틸레버 Deflection 신호로 감지하고, Lateral PFM (LPFM)은 시료의 X, Y축 방향인 면내(In-plane) 방향 분극의 압전 반응을 캔틸레버 Lateral 신호로 감지한다. 강유전체 도메인 구조의 자세한 분석을 위해 VPFM과 LPFM을 모두 수행하여 면외 및 면내 방향 분극을 분석하는 Vector PFM이 주로 활용된다.
VPFM에서 사인파 교류 전압이 탐침에 인가되면, 캔틸레버(상부 전극)와 시료 하부 전극 사이에 교류 전기장이 형성되고, 강유전체 시료는 역압전 효과에 의해 d33 V0 cos(ω t+ϕ) 형태의 변위를 일으킨다(Fig 5(a)).[14] 이때, 전기장이 분극과 같은 방향이면 시료가 수직으로 팽창(시료가 양의 압전 상수 d33를 가질 때)하여 캔틸레버가 상승(Deflection 값 증가)하고, 반대 방향이면 수축하여 캔틸레버가 하강(Deflection 값 감소)한다. 분극이 크거나 Z축 방향으로의 분극 정렬 정도가 높을수록 진폭이 크며, 위상(ϕ)은 분극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데, Z축의 아래로 향하는 분극은 0도, 위로 향하는 분극은 180도의 위상을 가진다(Fig. 5(b)).[15]
Fig. 5.
(a) Schematic illustration of Vertical PFM (VPFM) operation. (b) Topography, VPFM amplitude and phase images of a PbTiO3 film. Adapted from Kelley et al. npj Comput. Mater. 2020;6;113,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5] c, Schematic illustration of angle-resolved lateral PFM (AR-LPFM) operation, trigonometric curve fitting, and LPFM, VPFM piezoresponse images, and In-plane polarization vector and winding number (WN) maps of a BiFeO3 thin film. Adapted from Kim et al. npj Quant. Mater. 2019;4;29,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6] d, Electric fields applied in off-field (pulse DC) and on-field (continuous DC) modes of switching spectroscopy PFM (SS-PFM). e, Typical SS-PFM hysteresis loops (off-field) of ferroelectric films.

LPFM에서는 교류 전기장에 의해 시료가 d15 V0 cos(ω t+ϕ) 만큼의 전단 변형(Shear strain)을 일으키면 캔틸레버에 좌우 뒤틀림이 발생하고, 이때의 Lateral 값으로부터 진폭 및 위상 값을 얻는다(Fig. 5(c)).[16] 캔틸레버 장축(캔틸레버 끝 방향이 +Y)을 기준으로 오른쪽(+X)으로 향하는 면내 분극은 0도, 왼쪽(−X)으로 향하는 면내 분극은 180도의 위상을 가진다.[17] 특히, 각도 분해 LFM과 마찬가지로 시료를 회전시키면서 LPFM을 수행하는 각도 분해 LPFM (Angle-resolved LPFM) 기법을 활용하면 캔틸레버 장축에 대한 면내 분극의 방향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18,19] 면내 분극이 캔틸레버 장축에 수직일 때 최대 진폭을 가지므로, 각도에 따른 압전 반응 값[Amplitude × cos(ϕ)]의 삼각함수 곡선 피팅을 통해 면내 분극 벡터의 크기와 방향을 계산할 수 있다(Fig. 5(c)).[20] 이를 바탕으로 면내 분극의 감김 수(Winding number, WN)를 도출하여 분극의 위상학적인 구조도 분석할 수 있다.
PFM 측정 시, 캔틸레버/탐침-시료 시스템의 접촉 공명 주파수(Contact resonant frequency)에서 신호 증폭이 발생하기에, 일반적으로 공명 주파수 또는 공명 주파수 근처에서 측정하는 O n-resonance PFM 또는 Near-resonance PFM이 활용된다. 접촉 공명을 이용하면 낮은 압전 계수를 갖는 시료의 응답을 감지하는데 유리하나, 위치에 따른 공명 주파수 이동에 민감하여 정량 분석보다는 고해상도 도메인 영상화에 유리하다. 캔틸레버의 자유 공명 주파수(f0)가 75 k Hz일 경우(범용적인 PFM용 캔틸레버, k = 3 N/m), 접촉 공명 주파수는 수직 방향에서 300-400 k Hz, 수평 방향에서 500-800 k Hz 범위에 포함된다.
PFM의 확장 기법인 Switching spectroscopy PFM (SS-PFM)은 시료의 강유전성, 즉 전기장을 이용한 분극 전환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는데 사용된다. SS-PFM에서는 탐침에 삼각파 형태의 DC 전압(분극 전환을 위한 전기장)과 사인파 교류 전압(역압전 변위 감지를 위한 전기장)을 동시에 인가하며, 측정 중 진폭, 위상, 접촉 공명 주파수, 품질 계수(Quality factor) 등을 분석한다. SS-PFM 측정은 DC 전압 인가 시점에 따라 On-field(혹은 Continuous DC) 모드(전압 인가 중)와 Off-field(혹은 Pulse DC) 모드(전압 없는 상태)로 나뉜다(Fig. 5(d)).[21] 일반적인 강유전체 시료의 SS-PFM 진폭의 이력 곡선(Hysteresis loop)은 항전기장(Coercive field) 근처에서 0에 가깝게 감소하는 Butterfly 형태를 가지며, 위상은 이 지점에서 180도 전환이 일어난다(Fig. 5(e)).[22] On-field 모드는 캔틸레버/탐침과 시료 간의 정전기력이 크게 작용하여 강유전체(예: Pb(Zr,Ti) O3, BaTiO3, BiFe O3)가 아닌 유전체 박막(예: 비정질 HfO2)에서도 강유전체와 유사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21,22] 따라서, 강유전체 시료의 경우에는 정전기력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Off-field 모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강유전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반강유전체(Antiferroelectrics) 혹은 릴렉서 강유전체(Relaxor ferroelectrics)와 같이 외부 전기장이 인가될 때에만 분극이 정렬되는 특성을 가지는 경우에는 On-field 모드 데이터가 분석에 더 적합하다. 또한, 접촉 공명 주파수 변화는 분극 전환 과정에서 재료의 강도의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PFM 측정 시에는 정전기력, 전하 주입, 열팽창 등으로 인한 신호 간섭(Crosstalk)이 강유전체의 PFM 신호 특성(도메인 경계에서 최소 진폭 및 도메인 간 180도 위상차)과 유사하게 나타할 수 있어 분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정전기력에 의한 신호 간섭이 주로 나타나는데, 스프링 상수가 큰 캔틸레버를 사용하거나, 정전기력을 상쇄시키는 DC 전압을 걸어주면서 PFM을 측정하게 되면 신호 간섭을 억제할 수 있다.[23] 또한, 신호 해석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표준 강유전체 시료를 이용한 보정, 정전기력 보정을 위한 Off-field 모드 활용, 위상 왜곡 신호 제거를 위한 Band excitation (BE) 또는 G-모드(General mode) 기반 스펙트럼 분석 등이 활용된다.
3.5 ESM
ESM은 이온 수송 및 산화/환원 반응으로 유도되는 기계적 변형을 측정함으로써, 시료의 전기화학적(Electrochemical) 활성 분포를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이차전지, 연료전지, 고체전해질, 산소 이온 전도체 등에서 이온 이동성 및 반응 활성도를 국소적으로 평가하는데 유용하다.[7] 기본 측정 원리는 PFM과 유사하게 전도성 탐침을 통해 시료에 교류 전기장을 인가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시료 표면의 기계적 변위를 캔틸레버 진동 응답(진폭, 위상)으로 감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변위 유도 메커니즘은 역압전 효과가 아닌, 이온의 농도 변화로 유발된 격자 상수 변화, 즉 Vegard 변위에 기인한다(Fig. 6(a)).[24] 전기장을 인가하면 시료 내 이온(예: 리튬 이온, 산소 공공)이 국소적으로 이동하거나 산화/환원 반응이 유도된다. 이온이 국소적으로 농축 또는 결핍되면, 그에 따른 격자 상수 변화가 발행하고, 나노 수준의 체적 팽창 또는 수축이 일어난다. 이때 발생한 부피 변화가 시료 표면의 기계적 변위로 나타나며, 캔틸레버는 해당 변형을 수직 방향으로 감지한다(Fig. 6(b)).[25] ESM에서도 마찬가지로 SS-PFM 과같은 이력 곡선을 측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전기장으로 유도되는 이온의 가역적인 움직임을 분석할 수 있다(Fig. 6(b)).[25] ESM에서 진폭은 이온의 이동성 및 이온 저장 밀도에 비례하므로, 이온 수송성 평가, 이온 축적 영역 탐지, 반응성 상 구별 등에 활용될 수 있다.
Fig. 6.
(a) Electrochemical strain microscopy (ESM) signals induced by the electrochemical strain due to Cu diffusion in Cu2 Mo6 S8. Adapted from Badur et al. Sci. Rep. 2021;11;18133,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24] (b) ESM amplitude and phase images, ESM hysteresis loops, topography, switching work, and imprint maps of a NiO film. Adapted from Kim et al. Sci. Rep. 2013;3;2924,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25]

대표적인 AC 모드 SPM
대표적인 AC 모드에는 EFM, KPFM, MFM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Lift 모드(또는 Two-pass 스캔)를 활용한다(Fig. 7(a)). Lift 모드는 탐침이 첫 번째 스캔에서는 표면 형상을 측정하고, 두 번째 스캔에서는 일정한 높이에서 같은 곳의 전기적, 정전기적 및 자기적 특성을 분석한다. 이 장에서는 다양한 AC 모드 중 EFM부터 원리와 응용 분야에 대해 차례로 설명한다.
Fig. 7.
(a) Schematic illustration of electrostatic force microscopy (EFM) and Kelvin probe force microscopy (KPFM) operations. (b) PFM phase, EFM phase before and after CGM of a P(VDF-TrFE) thin film. Adapted from Choi et al. Sci. Rep. 2016;6;25087,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3] (c) Three electronic energy states of the SPM tip-sample system. Adapted from Maragliano et al. Sci. Rep. 2014;4;4203,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29] (d) Contact potential difference (CPD) images of the all-solid-state lithium ion batteries cathode composite region with of LiCoPO4 and Pd particles under the operando cyclic voltammetry operation. Adapted from Masuda et al. Commun. Chem. 2019;2;140,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30] (e) Work function maps of a VO2 thin film as a function of temperature. Adapted from Sohn et al. Sci. Rep. 2015;5;10417,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32]

4.1 EFM
EFM은 정전기력을 기반으로 시료 표면의 전하 분포를 정성적으로 분석하는 기법이다. 전도성으로 코팅된 캔틸레버를 이용하여 비접촉 혹은 태핑 모드에서 표면 형상을 영상화(첫 번째 스캔)하고, 시료 표면으로부터 일반적으로 30-50 nm 떨어진 높이(z)에서 같은 방식으로 표면 전하를 영상화(두 번째 스캔)한다. 첫 번째 표면 형상 스캔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 스캔에서도 전도성으로 코팅된 캔틸레버가 압전 액추에이터에 의해 물리적으로 진동하는데(Fig. 7(a)), 이때 탐침에 양 또는 음의 전압(Vtip)이 인가되어 전하를 띄게 된다. 캔틸레버-탐침과 시료 간의 정전기력은 다음과 같다.[26]
여기서 정전기력은 탐침과 시료 사이의 정전 용량(C)의 변화로 유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진동 중인 캔틸레버가 이러한 전기적 상호작용을 받을 경우, 캔틸레버 진동 진폭 및 위상이 변화한다(Fig. 7(a)).[27] EFM 식에서 정전기력은 탐침과 시료 간의 전위차의 제곱에 비례하여 탐침과 시료의 전위 부호(인력 혹은 척력)에 상관없이 인력으로 작용한다. 탐침과 시료 표면 사이의 전위차가 큰 곳에서 정전기력이 강하여 캔틸레버 진동의 진폭 및 위상의 주파수 곡선이 저주파(인력)로 많이 이동하므로, EFM 진폭 및 위상의 변화가 크다. 강유전체 시료의 대표적인 정전기력은 속박 전하(Bound charge)와 표면 전하(Surface charge)에서 오는데,[28] EFM은 캔틸레버의 진동 진폭 및 위상 변화를 통해 이러한 표면 전위 분포를 정성적으로 영상화할 수 있다(Fig. 7(b)).[12]
4.2 KPFM
KPFM은 시료와 탐침 간의 접촉 전위차(Contact potential difference, VCPD)를 측정하여 표면 전위를 영상화하는 기법이다. 가장 일반적인 KPFM 기법은 진폭 변조 방식(Amplitude modulation KPFM, AM-KPFM)이며, Lift 모드의 두 번째 스캔에서 탐침과 시료 간의 CPD에 의해 유도되는 캔틸레버의 진동을 기반으로 한다. EFM 과 마찬가지로 전도성으로 코팅된 캔틸레버를 이용하여 비접촉 혹은 태핑 모드로 표면 형상을 스캔(첫 번째 스캔)하고 일반적으로 30-50 nm 떨어진 높이(두 번째 스캔)에서 탐침에 사인파 교류 전압(Vac sinω t)을 인가하면, 탐침과 시료 간 존재하는 CPD에 의해 정전기력이 발생하여 캔틸레버가 진동하게 된다(Fig. 7(a,c)).[29] 즉, 압전 액추에이터의 의한 물리적인 진동이 아닌 CPD 에 의해 정전기적으로 유도되는 진동을 이용하는 것이다. 캔틸레버-탐침과 시료 간의 정전기력 중 CPD에 의해 유도되는 주요 정전기력은 다음과 같은 제 1조화함수성분(1st harmonic)에서 나온다.[26]
이때 탐침에 직류 전압(Vdc)을 추가로 가하여 정전기력을 상쇄(VCPD=0 V)시킴으로써 캔틸레버의 진동 진폭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Fig. 7(c,d)),[29,30] 피드백 루프를 통해 진폭이 최소화되는 직류 전압을 측정하여 시료의 CPD 값을 구하게 된다. EFM과 달리 KPFM은 정량적인 전위 분석이 가능하며(Fig. 7(d)),[31] 일함수(Work function)가 알려진 표준 시료(예: Highly oriented pyrolytic graphene, HOPG)를 기준으로 캔틸레버를 보정하면, 시료의 일함수 값을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Fig. 7(e)).[32]
4.3 MFM과 Scanning NV magnetometry
MFM은 자성 물질로 코팅된 탐침을 이용하여 시료의 자기 특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수직 방향으로 자화된 탐침을 이용하여 두 번째 스캔에서 EFM과 마찬가지로 캔틸레버가 물리적으로 진동하면서 스캔한다. 시료와 탐침 사이의 자기력 혹은 자기력 기울기에 의해 캔틸레버가 인력(탐침의 자기 모멘트와 시료의 자기 도메인 모멘트 방향이 같아 서로 다른 극끼리 마주 볼 때) 또는 척력(둘 사이 방향이 반대여서 서로 같은 극끼리 마주 볼 때)을 받게 되며, 이로 인해 진폭 및 위상의 주파수 곡선이 저주파(인력) 혹은 고주파(척력) 쪽으로 이동한다. MFM 신호의 진폭과 위상 변화를 통해 자기 도메인 구조(자기 모멘트 방향, 도메인 경계)를 정성적으로 영상화할 수 있으며, 이는 하드디스크, 스핀트로닉스 소재, 자성 메모리 소자 등 다양한 자성 재료 분석에 활용된다(Fig. 8(a)).[33]
Fig. 8.
(a) Magnetic force microscopy (MFM) image of room-temperature magnetic skyrmions in a polar magnetic metal (Fe0.5 Co0.5)5 GeTe2 (FCGT). Adapted from Meisenheimer et al. Nat. Commun. 2023;14;3744,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33] (b) PFM image overlaid with the nitrogen-vacancy (NV) magnetometry image of a BiFeO3 thin film revealing spin cycloid. Adapted from Meisenheimer et al. Nat. Commun. 2024;15;2903,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34]

최근에는 SPM에 주사 질소 공공 자기 측정법[Scanning nitrogen-vacancy (NV) magnetometry] 모듈을 추가하여 자기장의 양자 수준의 분석도 가능해지고 있다. 이 기법은 다이아몬드 탐침 끝의 한 개의 탄소 원자가 질소 원자로 치환되고, 그 이웃 탄소 자리에 음전하 상태의 공공이 생기면서 형성되는 N V 센터를 기반으로 한다. N V 센터는 스핀 양자수 S=1인 삼중항(Triplet) 상태(ms=0, ±1)의 스핀 상태를 가지며, 자성 시료에서 나오는 국소 자기장에 의해 Zeeman 효과가 발생하여 에너지 준위가 분리된다. 이 에너지 차이는 전자 스핀 공명(Electron spin resonance)을 통해 관측되며, 광발광(Photoluminescence, PL)의 강도의 감소로 광학적으로 검출(Optically detected magnetic resonance)된다. 예를 들어, 532 nm 레이저로 N V 센터를 여기시키면 약 637-800 nm 범위의 적색 형광을 방출하는데, 자기장에 따라 PL 강도가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통해 시료의 국소 자기장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특히 BiFe O3와 같은 상온에서 매우 약한 자기장(∼3 emu/cc)을 갖는 시료 분석에도 유용하다(Fig. 8(b)).[34]
다중 채널 및 다중 신호 기반 고차원 SPM 분석 기술
5.1 Dual frequency SPM
앞서 설명한 SPM 기술에 Dual frequency 기술을 접목하면 보다 신속 혹은 정확하게 SPM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Dual frequency 기술은 2개의 lock-in 증폭기를 이용하여 2개의 다른 주파수에서 신호를 얻는 기술로서 대표적으로 DART (Dual ac resonance tracking) 모드 PFM, 이중 모드 AFM (Bimodal AFM), 이중 모드 MFM 등이 있다.
PFM 측정 시, 캔틸레버/탐침-시료의 공명은 컨택 상태에 민감하기 때문에 특히 표면이 거친 시료에서 위치에 따른 공명 주파수 변화가 크다. 이는 단일 주파수 PFM 스캔 시 위치에 따라 PFM 신호의 평균 크기와 신호 대피 노이즈 비율의 변화를 일으켜 균일한 PFM 신호를 얻기 어렵게 만든다. DART 모드 PFM은 공명 주파수 근처의 2개의 주파수(보통 공명 주파수보다 3-6 kHz 높은 주파수와 낮은 주파수)를 이용하여 공명 주파수의 변화를 추적하며 신호를 얻는 기술이다.[35] 거친 시료나 작은 압전 상수를 가지는 시료의 측정에 용이하며, 현재는 가장 일반적인 PFM 모드 중 하나이다.
이중 모드 AFM 중 진폭 변조-주파수 변조 AFM (Amplitude modulation-Frequency modulation AFM, AM-FM AFM)이 대표적인데,[36] 캔틸레버 공명 진동의 2개의 고유모드(Eigenmode)를 동시에 이용한다. 고유모드(n)가 높을 수록 캔틸레버 공명 진동의 노드 갯수(n-1)가 증가하며, 높은 고유모드에서 더 높은 스프링 상수를 가진다. 보통 1차 고유모드를 이용하여 시료의 표면을 영상화하고 동시에 2차 고유모드의 주파수를 이용하여 시료의 강도(Stiffness)를 측정할 수 있다(Fig. 9(a)).[37] 탄성률 측정 범위(100 MPa-100 GPa)가 넓어 다양한 시료군에 적합하고, 고속 측정이 가능하여 Force spectroscopy 기술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Fig. 9.
(a) Schematic illustration of bimodal Amplitude modulation-Frequency modulation AFM operation and images of first eigenmode phase(ϕ1), second eigenmode frequency shift(∆ f2), indentation depth (δ), and effective spring constant (k) of monolayer MoS2 on Si/SiO2 substrate. Adapted from Li et al. npj Comput. Mater. 2018;4;49,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37] (b) Schematic illustration of Band excitation SPM (BE-SPM) and general mode (G-mode) SS-PFM hysteresis measurement and corresponding piezoresponse and strain curves. Adapted from Somnath et al. Nat. Commun. 2016;7;13290,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39] (c) Topography and CPD images of a commercial Schottky barrier diode using classical KPFM (second row) and G-mode KPFM (third row) and corresponding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 loading maps and eigenvectors for the first (first row), second (second row), and fifth (third row) principle components. Adapted from Collins et al. Sci. Rep. 2016;6;30557,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41]

5.2 Band Excitation과 G-모드 SPM
Band Excitation SPM (BE-SPM)은 탐침-시료 시스템의 공명 주파수를 중심으로 하는 좁은 주파수 대역(예: ±10 kHz 이내 Band)의 교류 전기장을 동시에 인가하고, 이 대역에 걸친 탐침 응답의 전 스펙트럼을 주파수 영역에서 분석하는 기술이다.[38] BE-SPM은 고속 푸리에 변환을 이용해 주파수 도메인 응답을 수집하여 수백개의 주파수에 대한 진폭, 위상, 품질 계수 등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Fig. 9(b)).[39]
G-모드 SPM (General mode SPM)은 Hz-MHz의 광범위한 주파수 대역에서 Lab View 기반 소프트웨어를 통해 전체 신호를 얻고 고속 디지털화(초당 400만 샘플)할 수 있는 SPM 기술이다.[40] Lock-in 증폭 기술을 이용하여 진폭과 위상 등의 정보를 얻지 않고, PSPD에 들어오는 모든 Raw 데이터를 얻고 후처리하는 방식의 SPM이다(Fig. 9(b)).[39] 단일 스캔에서 기가바이트 급의 데이터를 획득하며, 탐침-시료 간 시간 영역 신호를 광범위한 범위에서 얻기 때문에 다차원(위치, 시간) 물성 영상화가 가능하다(Fig. 9(d)).[41] 예로, KPFM 측정 시 µ s 단위까지 표면 전위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42]
SPM의 확장 기술 및 응용
6.1 Tomography SPM
SPM이 주로 표면의 정보를 얻는 기술이라면, Tomography SPM은 시료를 깎아가며 SPM을 수행하여 3차원 형태의 시료의 정보를 얻는 기술이다. Tomography SPM 은 일반적으로 높은 스프링 상수(예: 300 N/m)를 가지는 내마모성의 캔틸레버-탐침[예 : NM-TC, Adama Innovations (Table 1)]을 이용하여 컨택 AFM 스캔을 통해 시료를 마모(Milling)하고, 같은 캔틸레버 혹은 측정에 필요한 다른 캔틸레버를 사용하여 측정하는 형태이다. 이때 시료의 파괴 응력 이하에서 시료를 마모할 수 있는 하중(µ N 범위)을 조절하여 마모의 깊이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예로, 강유전체 시료의 마모와 PFM 및 C-AFM 측정을 번갈아 수행하면, 마모된 체적에 대한 강유전 도메인 구조와 도메인 경계에서의 국소적인 전도 경로를 3차원으로 분석할 수 있다(Fig. 10(a)).[43] 또한, 강유전체 면외 도메인은 방향(위, 아래)에 따라 마찰 및 마모 비대칭성을 가지고 있어, 강유전체 도메인 패턴을 만들고 마모를 하면 원하는 형태의 나노스케일 3차원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Fig. 10(b)).[44]
Fig. 10.
(a) Experimental flow of tomography PFM and C-AFM on a YbMnO3 single crystal. Adapted from Sharma et al. Adv. Mater. Interfaces 2025;12(9);2400813, with permission of John Wiley and Sons.[43] (b) 3D patterning through tomogaphy AFM and PFM on a LiNbO3 thin film. Adapted from Cho et al. Nat. Commun. 2024;15;387,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44] (c) Principle of photohtermal AFM-IR. Adapted from Schwartz et al. Chem. Soc. Rev. 2022;51;5248, with permission of Royal Society of Chemistry.[45] (d) Flow of PFM integrated with deep learning. Adapted from Sriboriboon et al. npj Comput. Mater. 2023;9;28, with permission of Nature Springer.[46]

6.2 광열 AFM
시료의 열적 특성을 나노스케일에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로 광열 AFM (Photothermal AFM)이 주목받고 있다. 탐침 혹은 시료에 레이저 기반 국소 가열을 통해 열 자극을 인가하고, 이에 따른 열 팽창 또는 열 전달에 의한 표면 변위를 감지함으로써, 시료의 열 확산 특성, 열전도도, 국소 열화 반응 등을 분석한다. 기존 주사 열 현미경(Scanning thermal microscope, SThM)보다 감도와 공간 분해능(∼10 nm)에서 우수하며, 열화나 균열 발생 전 국소 응력이 집중되는 영역에서의 비선형 열응답을 관찰함으로써, 나노기계 시스템, 연료 전지, 배터리 복합체 등의 열적 신뢰성 분석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광열 AFM-IR (Photothermal AFM-Infrared)은 기존 FTIR (Fourier transform infrared) 분광법 대비 높은 분해능을 가지며, 중적외선 흡광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고분자 필름, 생체분자, 유기 박막 등에서 화학적 조성 차이 및 열화 반응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Fig. 10(c)).[45]
6.3 머신 러닝 기반 SPM
최근 2024년 노벨 물리학상으로 과학계에서의 영향력을 인정 받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한 분야인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접목한 SPM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PFM, KPFM, ESM 등의 SPM 측정은 수천에서 수만 개의 포인트에서 다채널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어 수작업 기반 분석에는 명확한 한계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 혹은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 기법을 적용하여, 국소 영역 내 도메인 구조 분석 및 분류, 압전 응답 군집화, 전기적 비선형성 검출 등이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피드백 루프 없이 전체 스펙트럼을 얻은 뒤, PFM 이력 곡선의 특징 인자(Fitting parameter)를 머신 러닝 기반으로 분류, 예측하거나, SPM 이미지에서 노이즈 제거 및 위상 왜곡 보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도 활용되고 있다(Fig. 10(d)).[46]
SPM의 한계점 및 보완 기술
SPM은 탐침 끝의 원자를 이용해 시료의 원자 수준까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여전히 몇 가지 기술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OBD 방식의 신호 검출 방식과 캔틸레버/탐침-시료 간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인한 신호 간섭 및 데이터 오해석 가능성이 있다.
7.1 신호 간섭 및 데이터 오해석
OBD는 캔틸레버의 변위로 인해 반사된 레이저의 위치 변화를 PSPD로 감지하는 기술로서, 다양한 형태의 캔틸레버 변위가 유사한 레이저 위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 신호 간섭이 발생하기 쉽다. 예를 들어, VPFM 측정 시 면내 분극에 의해 캔틸레버 장축 방향으로 수평 힘이 작용하면 캔틸레버의 좌굴(Buckling) 현상을 유발하여 Deflection 값이 변화한다.[47] 이로 인해 실제로는 면외 분극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VPFM 진폭이 증가하여 면외 분극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오해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탐침에 국부적으로 인가된 전기장에 의해 유도된 정전하 효과(Charging effect) 또는 CPD에 의해 유도된 캔틸레버/탐침-시료 간 정전기력 역시 캔틸레버의 좌굴을 유도할 수 있다. 반대로 면외 분극과 캔틸레버-시료 간 정전기력에 의한 Z축 방향의 힘이 캔틸레버 단축에 대해 비균일하게 적용되면 캔틸레버의 수평 기울임을 유도해 LPFM 신호 간섭을 유발할 수 있다.[17] 이러한 정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실제로는 강유전성이 없는 유전체 박막에서도 강유전 도메인과 유사한 PFM 신호가 관측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거친 표면 형상을 가지는 시료에서의 C-AFM 모드 측정 시 시료의 실제 전도 메커니즘이 아닌 캔틸레버의 큰 Deflection 신호 변화에 따른 축전 전류(Capacitive current) 신호가 측정하는 전류의 주된 메커니즘이 될 수 있으며,[9] 이는 폴리싱과 같은 표면 처리를 통해 표면 형상의 거칠기를 줄여 최소화할 수 있다. 한편, AFM 측정 시 피드백 gain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면, Z 액추에이터의 진동(Feedback oscillation)을 유발해 이미지에 노이즈를 유발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Z 액추에이터의 진동을 의도적으로 유도하여 Z 액추에이터와 캔틸레버의 진동 태핑(Vibrational tapping, V-Tapping)을 동적인 기계적 자극으로 이용한 연구가 소개되었다.[48] 이처럼 SPM은 해상도와 감도 면에서 나노스케일의 국성 물성 분석에 유용한 기술이나, 다양한 기계적 및 정전기적 신호 간섭 요소로 인해 분석 결과의 해석 시 주의가 필요하다.
7.2 QPDI
사분위 위상 차이 간섭법(Quadrature phase differential interferometry, QPDI)은 기존 O BD 기술 방식의 한계(신호 간섭)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중 하나이다. QPDI 기술은 두 개의 레이저를 활용한 간섭 측정 기술로, 하나는 캔틸레버 표면에 수직으로 조사되어 반사되고, 다른 하나는 캔틸레버가 부착된 칩에 수직으로 조사되어 반사되는 기준 레이저(Reference)로 사용된다. 이때 기준 레이저에는 90도 위상 지연이 적용되며, 반사되어 들어온 두 레이저가 간섭하면서 사인파와 코사인파 신호가 동시에 생성된다. 두 신호의 아크탄젠트 계산을 통해 위상차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캔틸레버의 변위를 정량적으로 계산한다. QPDI 기술은 O BD 기술보다 미세한 표면 변형(pm 이하 수준의 노이즈까지)을 더욱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으며, 다양한 방향의 캔틸레버 변위를 독립적으로 측정하고, 신호 간섭 및 노이즈 신호에 덜 민감하다.
결론 및 전망
본 논문에서는 주사 탐침 현미경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측정 기법의 원리와 응용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유전체 박막 및 에너지 소재의 전기적, 기계적, 자기적, 이온적 특성을 나노스케일에서 정밀하게 분석하는 방법을 논의하였다. 접촉 모드와 동적 모드를 포함한 다양한 SPM 분석 기법은 시료의 형상 분석을 넘어, 강유전성, 전도성, 압전성, 마찰 특성 및 이온 이동성 등 다양한 국소 물성을 정량 및 정성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고해상도 도구로 활용된다. 특히 PFM, C-AFM, KPFM, ESM 과 같은 모드는 유전체 박막의 도메인 구조, 전도 경로, 표면 전위, 이온 분포 등을 정밀하게 영상화할 수 있으며, 신호 증폭을 위한 고차원 SPM 기법(Dual frequency, BE-SPM, G-모드 SPM 등)의 도입으로 측정 민감도와 데이터 차원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SPM의 발전 방향으로는 탐침 기반 광열 분석(Photothermal AFM)과 분광학적 기술의 융합,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기반의 고차원 데이터 분석 자동화, 동적 구동 중(In-operando) 측정, 3차원 단면 정보 확보가 가능한 Tomography SPM 등의 고도화가 주목된다. 또한, 바이오 재료, 에너지 소자, 뉴로모픽 반도체 등 재료 연구 분야에서 SPM은 나노스케일에서의 정밀한 물성 측정 도구로서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SPM 기반 기술의 발전은 유전체 박막 및 에너지 소재의 구조–물성–성능 간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