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1.1 엑스선 현미경의 역사와 특징
1895년 뢴트겐(Wilhelm C. Röntgen)에 의해 발견된 이후,[1] 엑스선(X-ray)은 의학, 자연과학, 공학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 분야와 산업에서 활용되어왔다. 엑스선은 가시광선과 다르게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반사나 굴절이 잘 일어나지 않고,[2] 투과력이 강하면서 물질의 성분과 밀도에 따라 엑스선을 흡수하는 정도가 다르다. 따라서 엑스선을 물체에 주사하고 이를 전하결합소자 (Charge-coupled device) 검출기(Detector) 등으로 감지하면 투과 정도에 따라 대비가 이루어지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Fig. 1). 이로 인해 엑스선은 사물이나 인체 등의 내부를 관찰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라는 것이 엑스선 발견 당시부터 알려졌다. 따라서 1900년대 초부터 엑스선 현미경(X-ray microscope)의 개념이 등장하였으며, 교차거울(Crossed-mirror), 점 투영(Point projection) 등 다양한 방식의 엑스선 현미경 시스템이 개발되었다.[3] 1970년대에는 싱크로트론(Synchrotron) 기반 엑스선 현미경이 등장하였으며,[4] 엑스선 홀로그램이 처음으로 선보여졌고,[5] 동심원 회절판(zone plate)이 사용된 투과 엑스선 현미경 시스템(Transmission X-ray microscopy, TXM)이 처음으로 개발되는 등의 발전을 거듭하였다.[6] 이후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 시스템 (Scanning transmission X-ray microscopy, STXM)을 비롯하여 단층촬영(Tomography) 등 기술의 개발 및 확장으로 인하여 엑스선 현미경의 사용 범위가 크게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엑스선 현미경이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어 주류로 인정받게 되었다.[3]
Fig. 1.
Schematic diagram of X-Ray microscopy and 3D (3-Dimensional) image reconstruction. Adapted from Toray Research Center, Inc.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표면을 관찰하는 광학 현미경과는 달리, 엑스선 현미경은 엑스선을 이용하여 대상의 내부를 비파괴적(Non-destructive)이면서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장비이다. 엑스선 현미경은 투과 전자 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과 같은 전자 현미경보다는 해상도가 낮지만, 상대적으로 더 고밀도 물체를 스캔할 수 있으면서 대상의 전처리와 대상 물체를 넣을고진공실(High vacuum chamber)이 필요하지 않다는장점이 있다.[7] 엑스선 현미경에 이용되는 엑스선은 보통 에너지 수준에 따라 약한 연질 엑스선(Soft X-Ray)와강한 경질 엑스선(Hard X-Ray)으로 나누어지는데, 그기준은 보통 5–10 keV이지만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는않다. 고에너지일수록 투과도가 높아 더욱 두꺼운 물체의내부를 관찰 가능하여 특히 작은 물체의 고해상도 엑스선컴퓨터 단층촬영(X-ray computed tomography)에는 경질 엑스선이 주로 쓰인다. 엑스선 현미경의 주요 활용처가 바로 이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1980년대 처음 엑스선 단층촬영 기술은 2 mm의 해상도로 단면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8] 이후 엑스선 소스와 검출기 등을 비롯한 장비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단면 이미지의 해상도가 꾸준히 높아졌다.
1.2 마이크로-CT
기술의 발전과 접목으로 마이크로미터 단위 이하 스케일의 초고해상도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게 되었고, 단면의 이미지 픽셀 크기에 따라 마이크로-CT(micro-CT, µ CT)또는 나노-CT(nano-CT)로 불리는 장비가 등장하였다. 1980년대 처음 등장한 마이크로-CT 시스템은 자동차 세라믹 재료의 구조적 결함을 확인하기 위해 개발되었다.[9] 이 마이크로-CT 시스템을 개발한 물리학자 펠드캄프(Lee A. Feldkamp)는 기존에 존재했던 의료용 CT의 개념을 확장해 콘빔(Cone-beam) 엑스선 소스(Source)와 2차원(2D, 2-Dimensional) 검출기 및 대상 물체를 360도 회전하는 방식을 고안했고, 콘빔 알고리즘(algorithm)을 개발하여 2D 이미지를 합쳐 3차원 (3D, 3-Dimensional)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10]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펠드캄프와 외과의 골드스타인(Steven A. Goldstein)의 협력을 통해 처음으로 의학에 마이크로-CT가 활용되어 뼈의 구조를 관찰하는 데에 쓰였다.[11,12]
첫 등장 이후 약 40년 동안 마이크로-CT를 비롯한 엑스선 단층촬영 기술은 크게 발전하여 해상도와 속도 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사용처가 확대되며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 상업적 성공 사례가 늘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엑스선 단층촬영 장비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엑스선 단층촬영의 가장 큰 장점은 과정이 비파괴적이면서 2D 단면 이미지를 합쳐 3D 이미지를 재구성하여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지 프로세싱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인하여 내부 구조 관찰과 정량적인 분석까지 가능해서 관찰 대상과 활용되는 분야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Fig. 2). 이러한 엑스선 현미경의 중요성으로 인하여 본 논문에서는 엑스선 현미경을 이용하고자 하는 연구자, 특히 배경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초심자를 위하여 엑스선 현미경의 유형과 관련 기술의 발전, 그리고 최근 동향을 살펴본다.
본론
2.1 엑스선 현미경의 유형
엑스선 현미경에는 두 가지의 주된 유형이 있다. 하나는 풀 필드 투과 엑스선 현미경(Full-Field TXM)이며, 다른 하나는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STXM)이다(Fig. 3).[13,14] 풀 필드 투과 엑스선 현미경은 검출기의 면에 전체 관찰 시야(Field of View)가 동시에 투영되도록 하며, 일반적인 명시야 광학 현미경(Bright-field optical microscope)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하지만 엑스선의 높은 에너지로 인하여 광학 현미경과 비교하여 월등히 뛰어난 투과력과 해상도가 가능하다. 풀 필드 투과 엑스선 현미경 시스템은 콘덴서(Condenser), 대물렌즈(Objective lens), 검출기의 세 가지 주요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Fig. 3.
(a) Schematic diagram of Full-Field Transmission X-Ray Microscope. Reproduced from Li et al. Nat Commun 2015;6:6883,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3] (b) Schematic diagram of Scanning Transmission X-Ray Microscope. Reproduced from Deng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2015;112:2314–2319, with permission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14]

2.1.1 콘덴서
먼저 콘덴서는 소스로부터 받은 빛을 모아 대상 표본 면(Sample plane)을 균일하게 비추도록 하는 장치로 노출 시간과 대비에 영향을 준다.[15] 엑스선 현미경에서는 주로 동심원 회절판,[16,17] 모세관 콘덴서(Capillary condenser),[18–21] 다층 거울(Multilayer mirror)[22] 등을 사용한다. 동심원 회절판과 다층 거울을 콘덴서로 이용할 시에는 주파수 대역폭이 제한되어 여러 파장에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효율성이 떨어진다.[23] 모세관 콘덴서는 작은 튜브(Capillary tube)를 통해 엑스선 빔을 표본 면에 집중시켜 전속 밀도(Flux density)를 향상시키는 등 엑스선의 효율적인 응축과 전달이 가능하다. 모세 콘덴서 중 단모세관 엑스선 렌즈 (Monocapillary X-ray lens)는 높은 효율, 좋은 내구성, 빛을 나누지 않는 점, 좌우대칭 형태, 그리고 넓은 범위의 대역폭과 개구 수(Numerical aperture)로 인하여 다른 두 종류의 콘덴서보다 널리 쓰이고 있다.[23]
2.1.2 대물렌즈
엑스선 현미경의 대물렌즈는 대상 표본을 통과한 엑스선을 모아 검출기로 보내 확대된 이미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며, 프레스넬 동심원 회절판(Fresnel zone plate)과 다층 라우에 렌즈(Multilayer Laue lens, MLL)가 주로이용된다. 프레스넬 동심원 회절판은 밝고 어두운 동심원이 교차로 존재하는 판으로 빛의 회절(Diffraction)을 이용해서 빛을 모으는 것이 특징이며, 낮은 에너지의 연질엑스선 영역에서 일찍이 10 nm의 높은 해상도를 달성하였다.[24–26] 에너지 수준이 높은 경질 엑스선의 영역에서는 높은 종횡비(Aspect ratio)의 프레스넬 동심원 회절판을 만드는 기술의 한계로 인하여 연질 엑스선보다는해상도가 낮지만,[27–29] 존을 두 배로 늘린(Zone-doubled) 프레스넬 동심원 회절판의 도입 등으로연질 엑스선과 비슷한 정도의 해상도로 점차 발전하고있다.[30–32]
2.1.3 검출기
검출기는 표본을 거친 엑스선을 감지하여 시각화를 위해가시광선으로 변환하는 장치로, 풀 필드 투과 엑스선 현미경에서는 신틸레이터 기반 검출기(Scintillator-based detector)와 직접 엑스선 검출기(Direct X-ray detector)가 주로 이용되고 있다. 신틸레이터 기반 검출기는 전하결합소자[37] 또는 상보적 금속 산화막 반도체(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CMOS) 카메라[38]와 함께 사용된다. 신틸레이터는 엑스선을 흡수하여 가시광선으로 변환하고, 이 가시광선은 전하결합소자나 상보적 금속 산화막 반도체 카메라에 의해 감지된다. 이때 투과된 엑스선에 따라 빛의 세기가 조절되어 최종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된다. 신틸레이터로는 주로 루테튬-알루미늄 가넷(LuAG) 또는 세슘-아이오다이드(CsI) 등이 이용된다.[39] 전하결합소자는 민감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고, 상보적 금속 산화막 반도체 카메라는 빠른 처리 시간과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발전된 장치이다.
직접 엑스선 검출기는 신틸레이터 없이 반도체를 이용하여 직접 엑스선을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40] 엑스선을 흡수하면 검출기가 전자-정공 짝(Electron-hole pair)을 생성하여 이것이 인가 바이어스(Applied bias) 하에서 전극으로 이동해 전류를 생성하는 것이다.[40] 직접 엑스선 검출기에는 비정형 셀레늄(Amorphous selenium)이 이용되고 있는데, 고에너지 엑스선 현미경에는 활용이 어려우며 아직 기술 발전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적용 범위가 넓지 않다는 한계점이 있다.[41] 다만 직접 엑스선 검출기는 신틸레이터 기반 검출기와 비교하여 높은 양자 검출 효율(Detective quantum efficiency)을 보이고 신틸레이터의 두께로 인한 해상도 손실이 없어 미세 구조를 시각화하기에 잠재적으로 더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1.4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은 풀 필드 투과 엑스선 현미경과는 달리 동심원 회절판이 엑스선을 작은 점(또는 프로브, probe)으로 모아 대상 표본을 스캔하고, 검출기가 각각의 위치에서 투과된 엑스선의 세기를 기록하여 이미지를 만들게 된다.[42] 풀 필드 투과 엑스선 현미경과는 다르게 콘덴서가 아닌 언듈레이터(Undulator)와 모노크로메이터(Monochromator)를 사용한다(Fig. 3(b)). 또한, 풀 필드 투과 엑스선 현미경보다는 이미지를 얻는 속도가 느리지만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관찰 시야를 쉽게 바꿀 수 있고 대물렌즈가 표본 앞에 위치하여 표본이 받는 엑스선의 양이 적으며 스캔의 정확성이 뛰어나다.[43,44] 그리고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은 물을 포함하거나 유기물인 표본을 스캔할 수 있다.[45,46]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의 가장 큰 장점은 분광학적 기능으로 나노미터 스케일의 화학적 이미징이 가능한 것이다.[47]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과 엑스선 흡수 한계 부근 구조(X-ray absorption near-edge structure) 분광학(Spectroscopy)기법을 결합하면 나노미터 스케일의 고해상도로 대상 물질의 화학적, 구조적 특징을 분석할 수 있다.[48]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은 엑스선 자기 원형 이색성(X-ray magnetic circular dichroism) 현상을 이용하여 자기 모멘트의 방향과 정도를 조사하는 데에 이용되기도 한다.[43] 타이코그래피 (ptychography) 기술을 적용하면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의 해상도가 동심원 회절판의 한계를 넘어 훨씬 높아질 수도 있다.[49]
2.2 해상도와 대비의 발전
엑스선 현미경이 처음 개발된 이후, 결과물인 이미지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도와 대비는 꾸준하게 발전해왔다. 해상도와 대비의 관점에서 엑스선 광학 장비의 주요 발전으로는 다층 라우에 렌즈,[33,50] 제르니케 위상차 (Zernike phase contrast).[51,52] 이중 에너지 촬영기법(Dual energy subtraction)[53,54] 등이 있다(Fig. 4).
Fig. 4.
Schematic diagram of a laboratory setup of a Transmission X-Ray Microscope with a Multilayer Laue Lens. Note that a Montel mirror is used here instead of a glass capillary condenser. Reproduced from Lechowski et al. Nanomaterials 2024;14:233, with permission of MDPI.[50] (b) Schematic diagram of a nano X-Ray Computed Tomography setup with a Zernike phase ring. Reproduced from White et al. J Electrochem Soc 2019;166:F914, with permission of IOP Publishing.[52] (c) Chest X-Ray images. The right image showing bones only was obtained by utilizing Dual Energy Subtraction. Courtesy of GE Healthcare.

2.2.2 제르니케 위상차 기술
제르니케(Frits Zernike)에 의해서 가시광선을 이용해 투명한 물체를 통과하는 빛의 위상 변화를 이미지의 밝기 차이로 변환시키는 위상차 현미경(Phase contrast microscope)이 발명된 이후,[59] 제르니케 위상차 기술은 대비를 극대화할 수 있어 엑스선 현미경에도 적용되었으며, 특히 엑스선 흡수가 약한 풀 필드 투과 엑스선 현미경에 많이 사용되어 왔다.[51,60–67] 하지만 최근 들어 주사형 투과 엑스선 현미경에도 제르니케 위상차 기술이 점차 활용되고 있다.[68–73] 엑스선 위상차 현미경의 등장 초기에는 제르니케 위상차 기술이 특히 워터 윈도우(Water window) 영역에서 연질 엑스선 현미경에 주로 이용되었다.[74] 하지만 고에너지일수록 위상차 기술의 장점이 잘 드러나기 때문에 경질 엑스선 현미경에도 많이 활용되는 추세이다.[74–79]
2.2.3 이중 에너지 촬영기법
엑스선 현미경에서 활용되는 이중 에너지 촬영기법은 한 표본에 고에너지와 저에너지의 두 종류 엑스선을 이용하여 각각의 이미지를 얻은 후 차이를 빼서 원하는 부분의 대비를 향상하는 기술이다.[80]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같은 대상이라도 에너지에 따라 엑스선 감쇠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80] 물질과 광자(Photon)의 두 가지 상호작용인 광전효과(Photo-electric effect)와 콤프턴 산란(Compton scattering)이 더해져 엑스선의 감쇠가 정해지는데, 두 작용의 비율이 에너지 의존적이어서 에너지가 다른 엑스선 방사로 감쇠를 나누어 구분할 수 있고, 이는 다시 서로 다른 물체를 구분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80] 따라서 이중 에너지 촬영기법은 특히 다른 두 물체가 겹쳐 있을 때 유용하여 흉부 촬영(Chest radiography) 이미지에서 뼈와 연조직을 구분하거나 결석 또는 종양을 확인하는 등 의학에 많이 활용된다(Fig. 4(c)).[53,54,81–87] 보통 이중 에너지 촬영기법은 두 차례 다른 에너지의 엑스선을 방사해야 하기 때문에 싱크로트론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한 차례의 엑스선 노출로 이중 에너지 촬영이 가능한 기술이 개발 및 발전되고 있다.[80,87,88]
2.3 엑스선 현미경 시스템의 최신 기술 혁신
최근에는 엑스선 현미경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짐에 따라 높은 해상도와 적은 전력 소모 등 여러 부분에서 혁신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엑스선 현미경은 의학 진단 장비를 넘어 나노미터 스케일의 연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느 분야에서나 활용되는 장비가 되었다. 엑스선 현미경의 기술적 혁신은 해상도를 한 자리 수 대의 나노미터 단위로 높이고 더 효과적인 이미지 형성 방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이미지 처리 작업의 능률을 끌어올리기도 하였다. 특히 상업적 회사에서 제작하는 엑스선 현미경 시스템에서 지속적으로 성공적인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3] 이는 전세계적으로 엑스선 현미경 시장은 2023년 미화 17억 달러 정도의 규모에서 2032년에는 미화 32억 달러가 넘는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으로도 가늠해 볼 수 있다.[89] 대체로 연구실 규모에서 사용할 수 있게 제작되는 상업적 엑스선 현미경과 함께 대규모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싱크로트론 기반 엑스선 현미경 또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연구실 기반 상업적 엑스선 현미경과 싱크로트론 기반 엑스선 현미경을 나누어 최신 기술 혁신을 살펴본다.
2.3.1 연구실 기반 엑스선 현미경의 기술 혁신
오늘날 연구실 기반 엑스선 현미경은 대부분 상업적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여러 기업의 상업적 성공으로 엑스선 현미경 기술이 빠르게 발전 중이며, 더 미세한 구조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 수요에 맞추어 새로운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엑스선 현미경으로 단순히 대상의 단면을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 3D 이미지 및 모델을 만들고 이를 분석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여 각 기업에서도 3D 이미지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보통의 엑스선 단층촬영 장비는 기하학적 확대(Geometric magnification, GEM) 방법을 사용하여 대상 물체의 3D 구조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때 해상도는 10–100 ㎛ 정도로 낮은 편이지만, 엑스선 소스와 검출기의 거리를 늘리거나 렌즈로 추가적인 확대를 하여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모두 3D 관찰 시야가 줄어들게 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최근에는 뛰어난 민감도를 자랑하는 sCMOS (scientific CMOS)라는 발전된 상보적 금속 산화막 반도체를 활용한 검출기가 도입되며 가격 대비 성능을 끌어올려 널리 활용되고 있다.[90,91] 그리고 Bruker사에서 개발한 GEM Plus가 적용된 Skyscan 2214 CMOS edition (Fig. 5(a))은 sCMOS의 활용으로 해상도의 감소 없이 3D 관찰 시야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으며. 관찰 시야가 넓어짐에 따라 더욱 큰 물체를 대상으로도 고해상도 3D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Fig. 6(a)). 또한, Zeiss사의 Xradia 600 Series Versa (Fig. 5(b))는 기존 1단계 기하학적 확대에 더해 2단계 광학 확대 기술과 원거리 해상도 (Resolution at a Distance) 구조를 적용하여 엑스선 소스와 대상 표본의 거리가 늘어나도 높은 해상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다양한 크기의 물체를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Fig. 6(b)). 방식은 다르지만 이러한 기술적 혁신으로 인하여 연구실 기반 엑스선 현미경은 싱크로트론 기반 엑스선 현미경에 근접할 정도로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되었다(Fig. 6(c)).[92]
Fig. 5.
(a) Skyscan 2214 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CMOS) edition of Bruker. Adapted from Bruker. (b) Xradia 620 Versa of Zeiss. Adapted from Carl Zeiss Microscopy GmbH.

Fig. 6.
(a) Comparison between conventional GEM and GEM Plus of Bruker that uses sCMOS. Adapted from Bruker. (b) Resolution at a Distance of Zeiss compared with GEM based conventional micro-CT. Courtesy of Zeiss. (c) Tomographic slice images of the head of a zebrafish larva. The first column shows images obtained from Skyscan 2214 of Bruker (first row) and Xradia 620 Versa of Zeiss (second row), with dashed yellow lines that indicate the region of the magnified views in the second column. The third column shows images obtained from the synchrotron-based TOMCAT beamline without phase retrieval (first row) and with Paganin phase retrieval (second row), and the dashed yellow lines indicate the region of the magnified views in the fourth column. Reproduced from Migga et al. J Med Imaging 2022;9:031507, with permission of SPIE.[92]

엑스선 소스의 발전은 엑스선 현미경의 효율과 이미지해상도를 높이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앞서 언급한 Bruker사의 Skyscan 2214 CMOS edition은 다이아몬드창이 이용된 최신 나노 초점 엑스선 소스를 활용하여 20 keV에서 160 keV 사이 에너지의 엑스선을 만들어낼 수있다. 또한, 두 종류의 환원전극 중 텅스텐(W)은 800 nm 까지, lanthanum hexaboride (LaB6)는 500 nm 이하의스폿 크기가 가능하여 3D 해상도를 향상시키고 뛰어난내부 냉각 시스템으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안정적인 성능을 낼 수 있다. Zeiss사의 Xradia 600 Series Versa 는 고출력(25 W)의 엑스선 소스를 사용하여 더 빠른 단층촬영 속도, 표본의 실행 횟수 증가, 관심 영역 증가, 노이즈(noise)에 비하여 대비의 비율 증가, 회절 패턴 세기 향상, 장시간 스캔과 다중 스캔을 구현하였다. 이에 더하여 밀봉 투과 엑스선 소스(Sealed transmission X-ray source) 기술을 활용하여 진공을 높이고 필라멘트의 수명을 늘려 안정성과 수명을 향상시켰다. 특히 고출력으로 인한 높은 전속으로 노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해상도의 손실 없이 빠른 스캔이 가능하고 고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조밀하거나 크기가 큰 물체(화석 등)를 고해상도로 스캔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93]
2.3.2 싱크로트론 기반 엑스선 현미경의 기술 혁신
싱크로트론은 원형 입자 가속기(Circular particle accelerator)의 한 종류로, 전자와 같은 하전 입자(Ccharged particle)를 자석을 이용해서 일반적으로 원형으로 돌게 하여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다(Fig. 7(a)).[94]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하전 입자가 방향을 바꿀 때마다 매우 밝은 빛(빔)을 만들어내는데, 대체적으로 이 때 만들어진 빛은 대부분 엑스선의 영역이다. 싱크로트론 기반 엑스선 현미경은 이 엑스선을 좁게 모아 더욱 밝은 빛을 만들어내고, 싱크로트론의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빛의 밝기이다.
Fig. 7.
(a) Schematic diagram of a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 with a storage ring as a source (top) and a depiction of a radiation pulse emitted when an electron bunch goes through a source, with individual electrons emitting micropulses (bottom). Reproduced from Hwu et al. J Synchrotron Radiat 2021;28:1014–1029, with permission of International Union of Crystallography.[94] (b) MAX IV, the first fourth generation synchrotron facility. Adapted from David Castor.

처음 싱크로트론 기반 엑스선 현미경이 개발된 이후,[4] 싱크로트론 기술은 크게 발전하여 현재는 4세대 (fourth generation)로 불리는 싱크로트론까지 운용되고 있다.[95] 4세대 싱크로트론은 빛을 극도로 촘촘한 다발 (bunch)로 만들어 밝기를 크게 증가시켰다.[95] 운용 시설에 따라 여러 휨자석(MBA, Multi bend achromat)을 저장 링(Storage ring)에 배열하는 방법 또는 자유 전자 레이저(Free electron laser) 방식이 4세대 싱크로트론에 이용되고 있다. MBA 배열을 활용한 회절 한계 저장 링(Diffraction limited storage ring)을 사용한 스웨덴의 MAX IV는 첫 번째 4세대 싱크로트론으로 알려졌다(Fig. 7(b)). MBA 배열 방식은 전자 빔의 크기 및 분산을 획기적으로 줄여 밝기를 크게 향상시키지만 휨자석의 수가 늘어남으로써 언듈레이터 등의 삽입 장치(Insertion device)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진다는 단점이 있다.[95] MAX IV를 선두로 이후 여러 4세대 싱크로트론 시설은 소스로 MBA 배열을 사용하였지만,[95–102] 자유 전자 레이저 기술이 엑스선에 적용되어 감에 따라 자유 전자 레이저를 소스로 활용하는 4세대 싱크로트론 시설 또한 늘어나고 있다.[103–107] 두 4세대 소스를 비교하면, MBA 배열 방식은 평균 밝기가 높지만 자유 전자 레이저에 비하여 최고 밝기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96] 자유 전자 레이저는 한 차례의 방사로 충분한 증폭을 일으키기 위해 저장 링 대신 긴 선형 가속기(Linear acceleration, LINAC)를 사용한다(Fig. 8(a)).[94,108] 길이가 매우 긴 선형 가속기는 전자 빔의 밀도를 극대화하여 펄스의 세기, 즉 밝기를 크게 증가시키지만 펄스 사이의 빈 시간이 길어 평균 밝기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다.[94] 그럼에도 극도로 짧고 밝은 펄스는 펨토초 단위의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화학 반응 또는 물리적 현상을 관찰하거나 분자 구조를 밝히는 등에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하다(Fig. 8(b,c)).[109–115] 이러한 밝기의 혁신으로 인하여 4세대 싱크로트론은 현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전 세계에 많은 4세대 싱크로트론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Fig. 8.
(a) Schematic diagram of SwissFEL (Switzerland's X-ray free electron laser) with its two beamlines, the soft x-ray beamline Athos and the hard x-ray beamline Aramis. BC1 and BC2 indicate bunch compressors 1 and 2. Reproduced from Prat et al. APL Photonics 2023;8:111302, with permission of AIP Publishing.[108] (b) Time-resolved serial femtosecond crystallography (TR-SFX) conducted at SwissFEL. The image shows time-resolved photoactivation of Krokinobacter eikastus rhodopsin 2 with structural changes around 1 μs timeframe after photoactivation. Reproduced from Wranik et al. Nat Commun 2023;14:7956,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14] (c) Shock wave propagation image obtained with Matter in Extreme Conditions (MEC) instrument at Linac Coherent Light Source (LCLS) in 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The image shows 2 ns after the MEC short pulse laser hit a silicon sample. The shock wave expands almost spherically, and the material right behind the shock front is shown to be compressed (darker). Reproduced from Galtier et al. Sci Rep 2025;15:7588, with permission of Springer Nature.[115]

2.4 엑스선 현미경의 미래
암흑기라 불리던 시기가 있던 예전과 비교하면,[3] 최근 엑스선 현미경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로 크고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엑스선 현미경의 해상도는 한 자릿수 대의 나노미터 단위까지 향상되었고,[116] 연구실 기반 엑스선 현미경의 성능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싱크로트론에 다가가려 하고 있다. 그리고 싱크로트론 소스 또한 세대를 거듭하며 밝기와 안정성의 혁신을 보이고 있다.[95] 대표적인 싱크로트론 발전 가능성의 예로 MBA 배열의 개념을 확장한 복합 휨자석 배열(Complex bend achromat lattice)은 저장 링 둘레의 반 정도나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가속 장비 등의 삽입 장치 또는 더 많은 복합 휨자석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밝기를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17] 기술 발전의 속도가 개인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가 된 현재 시대에 엑스선 현미경의 미래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사치일 것이다. 하지만 점점 더 자세하고 정확한 관찰과 분석을 요하는 연구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엑스선 현미경의 쓰임새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 분명하다. 본래 용도였던 의학 분야에서 엑스선 현미경은 여전히 필수 장비이며, 생명과학, 지질학, 화학, 물리학 등의 기초과학 연구를 넘어 재료과학, 기계공학 등 응용 분야와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엑스선 현미경의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엑스선 현미경의 미래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이용 장벽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장비의 구매나 설치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사용법 및 원리를 익혀야 제대로 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엑스선 현미경의 보급이 널리 확대되는 추세이고, 최신 엑스선 현미경은 사용자 편의성을 중요하게 여겨 개발되고 있어 이러한 단점은 빠른 시일 내에 극복될 수 있을 전망이다. 게다가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이미지의 해상도와 대비를 더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3D 재구성 및 분석 등 많은 복잡한 일을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연구 효율이 크게 향상되리라고 예상한다.
결론
엑스선 현미경은 수십년간 지속된 발전을 거쳐 현재 단계에 이르렀다. 엑스선 소스, 렌즈, 검출기 등 주요 장치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나노미터 단위의 구조를 시각화 하거나, 작은 분자의 3D 구조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극복해야 할 기술적 한계와 회절 한계와 같이 넘어설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자연의 벽도 있지만, 꾸준한 발전 덕분에 엑스선이 발견된 지 130년이 되는 현재 엑스선 현미경은 쓰이지 않는 분야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엑스선 현미경의 원리는 물리학의 영역으로 볼 수 있지만, 활용은 대부분의 과학 및 공학 분야, 심지어는 고고학이나 사학과 같은 인문학 분야에서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엑스선 현미경이 다학제간(Interdisciplinary) 연구의 선봉에 설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엑스선 현미경의 활용이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를 이어줄 수 있고, 이어서 연구의 확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엑스선 현미경을 연구에 활용한 고생물학자로써, 앞으로 엑스선 현미경이 어떤 새로운 발견을 가능하게 해줄지 무척 기대된다.